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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지상파 아침뉴스의 형식적 특징: abc11 EYE WITNESS NEWS를 사례로 기수 : 22기
  • 작성자 : 강민구
  • 소속: MBC
  • 연수기관 :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2012년 취재부서가 아닌 보도국 편집부 소속의 뉴스 PD로 발령받았다. 임무는 'MBC 이브닝뉴스'라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구상해 만들고 운영하라는 것. 70분짜리 저녁뉴스를 새로 안착시키기까지 고난의 연속이었다.

 

스튜디오 공사부터 포맷 구성, 각종 타이틀 제작, 음악 선정, 기술진과 보도국 취재부서는 물론 지역 MBC와의 협조, 앵커 선발, 리허설까지. 당시의 소중한 경험은 이후 뉴스의 내용 뿐 아니라 형식에도 깊은 관심을 갖게 만들었다. 미국 연수생활 중인 지금도 매일 아침 6시부터 7시 반까지 운동을 하며 현지 지상파 뉴스를 모니터하고 있다. 여기서는 아침 종합뉴스인 abc11 EYE WITNESS NEWS를 사례로 형식적 특징을 개략해 보려 한다.

 

 

 

1. 속도감 있는 단순 정보 전달

 

한국 지상파 뉴스의 경우 시작점부터 늘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어서' 고지에 이어 일반 CM, 뉴스 시작을 알리는 타이틀이 돌고 나서도 곧바로 또 전 CM. 성격 급한 사람이면 뉴스는 도대체 언제 시작하냐는 불만이 나올 법하다.

 

미국의 대표적 지상파 뉴스인 abc11 EYE WITNESS NEWS의 경우 CM이 나오다 6시 정각이 되면 타이틀이 돌고 곧바로 앵커 두 명이 등장한다. 이후 1부격인 6시 반까지 속도감 있게 단순 정보 전달이 이어진다. 큰 뉴스가 터지지 않은 평상시의 개략적 틀은 다음과 같다.
(오전 6시 정각 타이틀 → 헤드라인 2개 → 날씨와 교통 → 일반 뉴스)

 

한국 지상파 뉴스보다 속도감이 크게 느껴지는 이유는 다분히 형식적 요소 때문이다. 뉴스의 흐름이 중간 중간 자주 끊어진다. 오전 6시 시작한 뉴스는 위의 괄호 안과 같은 식으로 가다 6시 7분 한번 끊어지며 중간광고가 2분동안 계속된다. 2분씩의 중간광고는 1부 끝인 6시 반까지 무려 4번이나 등장한다. 1부동안 날씨만 해도 세 차례 전달된다(태풍이나 호우가 올 때가 아니다). 일반 뉴스에서는 큰 뉴스가 없는 한, 기자가 등장하는 리포트는 두 개쯤이다. 나머지는 모두 앵커 몫이다. 앵커리포트와 앵커가 전달하는 단신뉴스들이다.

 

정리해보면 1부 총30분 - 중간광고 8분 - 날씨 6분 - 교통 2분 - 리포트 4분 - 뉴욕의 본사 뉴스룸 연결로 7시 중앙뉴스 미리보기 2분 - 앵커와 기상캐스터, 교통캐스터 잡담 1분 - 7분의 단신뉴스… 이런 식이 되겠다. 이 단신뉴스들의 대부분은 간밤의 사건사고, 최근 사건사고의 속보, 교통 통제 지역이나 그날의 주요일정 소개 같은 정보 전달이다. 하루의 시작 시점인 만큼 골치 아프게 하는 뉴스 분석이나 해설, 미국인들이 좋아하는 풍자는 없다.

 

2. 예술은 없다… 단순한 화면

 

미국 지상파 뉴스의 화면에서 가장 큰 특징은 단순한 '컷 편집'이다. 한국 지상파 뉴스의 카메라 취재와 편집은 그 컷의 종류가 굉장히 다양하다. 화면을 당기고 늘이는 줌인과 줌아웃.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또는 그 반대로 훑으며 찍는 팬. 카메라 자체가 이동하는 달리 등등. 이런 것들을 미국 지상파 뉴스 화면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대부분은 화면 촬영과 편집의 기본인 단순 컷들이다. 그 예로 트럼프 이민정책 반대 집회 뉴스를 보면 거리에 모인 집회 참가자들 모습을 길게 그대로 보여주고, 다음 컷에서는 행진 모습을 길게 보여주고, 인터뷰를 넣고 하는 식이다.


한국 지상파 뉴스는 시청자들이 지루해질까봐 혹은 관행상 컷의 길이도 짧고, 시청자가 화면을 보는 방향도 계속 바꿔준다. 촛불집회의 모습을 전할 때도 멀리 위에서 찍은 부감만 보여주면 행여 지루할까 각종 특수효과를 줘서 화면 구성을 다양화하는데 미국 지상파 뉴스는 카메라 앵글이 굉장히 정적이다. 한국 지상파 뉴스의 카메라 기자와 영상 편집 인력이 뽐내는 예술적 측면은 철저히 무시된 단순함의 극대화다.


3. 깊이 들어가지 않는다… detail은 직접 찾아봐라


미국 지상파 뉴스도 아침뉴스와 저녁 메인뉴스의 형식은 분명 다르다. 아침뉴스는 바쁜 하루를 준비해야 하는 시간대에 정확히 맞춰 간략한 정보만 빠르게 전달하고, 깊숙한 소식은 그 접촉 포인트를 알려주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것이 웹과 모바일의 연동이다. 앵커와 기상캐스터, 교통캐스터별로 SNS 계정을 소개하며 속보는 여기서 찾아볼 수 있다는 식으로 단신뉴스를 끝맺음하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또 뉴스 꼭지별로 웹페이지와 모바일앱에 후속 기사가 올라오니 보라는 권유도 자주 나온다.


4. 그럼 왜???


미국 지상파의 아침뉴스도 오전 7시 시작하는 본사 뉴스는 형식이 다르다. 정치, 국제, 경제, 사회의 큰 뉴스 위주로 기자의 현장 생중계나 리포트가 주를 이루고, 고위 당국자 라이브 연결이나 분석 기사도 거의 매일 찾아볼 수 있다. 위에서 살펴본 오전 6시 시작하는 아침뉴스의 경우 미국이라는 나라가 가진 특징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남한 면적의 거의 100배에 달하는 만큼 지역 날씨와 로컬뉴스가 상당히 중요하다는 점이 중요한 이유일 것이다. 이에 더해 액세서리나 자동차의 그 투박함에서 엿볼 수 있듯 디테일한 측면을 상대적으로 덜 고려하는 듯한 미국인들의 특성도 단순한 뉴스를 만들고 있는 한 요인이 됐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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